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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가족 나들이를 어디로 갈지 늘 고민이다. 무더운 날씨를 식혀줄 시원한 물,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재미있는 체험, 맛있는 먹거리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장소는 흔치 않다. 그런데 강원도도 아닌 경상북도 봉화에서 이 세 가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바로 봉화 은어축제다. 청정 내성천을 품은 이 지역은 자연 속에서 즐기는 피서지로 안성맞춤이었고, 올해 우리 가족의 여름 피서지는 이곳으로 정해졌다.
봉화 내성천의 여름 - 축제장 첫인상
축제는 봉화읍 내성천 일대에서 펼쳐졌다. 도착하자마자 들려오는 시원한 물줄기 소리, 아이들의 환호성, 흙과 물이 어우러진 자연의 냄새. 단순한 축제장이 아니라 마치 ‘물의 마을’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입구에는 대형 은어 조형물이 서 있었고, 곳곳에는 은어 맨손잡기 체험장, 물놀이장, 바비큐 존, 체험 부스가 체계적으로 나뉘어 있어 동선이 명확했다.
은어 맨손잡이 체험 - 아이도 어른도 물속으로
우리가 가장 먼저 참여한 건 은어 맨손잡기 체험이었다. 일정한 시간마다 제한된 인원으로 운영되며, 미리 예약하거나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접수해야 한다. 체험장에는 무릎 깊이의 물이 흐르고 있었고, 미리 방류된 은어들이 곳곳을 헤엄치고 있었다. 처음엔 미끄럽고 빠른 은어를 잡는 게 쉽지 않았지만, 요령을 익히자 아이도 두 마리나 잡을 수 있었다. "아빠 나도 잡았어!"라는 외침은 이번 여름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 중 하나였다.
은어 바비큐 체험 - 잡은 물고기의 맛은 두 배
잡은 은어는 구이 존에서 바비큐로 바로 구워 먹을 수 있었다. 직원들이 직접 손질하고 간단한 소금간을 한 뒤 숯불 위에 올려주면, 특유의 고소한 냄새가 퍼지며 식욕을 자극했다. 은어는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신선함이 남달랐고, 살은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했다. 아이는 "내가 잡은 물고기라서 더 맛있어!"라며 자랑했고, 가족 모두가 자연에서 얻은 음식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됐다.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 천국
체험이 끝난 후 우리는 어린이 물놀이장으로 향했다. 미끄럼틀이 설치된 유아 전용 풀장과, 수심이 낮은 튜브 풀, 물총놀이장까지 다양하게 마련돼 있어 안전하게 즐길 수 있었다. 운영요원들이 수시로 안전 상태를 점검하고 있었고, 그늘막과 탈의실, 샤워 부스도 깔끔하게 준비되어 있어 부모들도 안심하고 아이들을 놀게 할 수 있었다. 잠깐만 쉬어가려 했던 물놀이장은 예상외로 두 시간 가까이 머무르게 만든 매력이 있었다.
부대 행사와 전통문화 체험
단순히 낚시와 물놀이로 끝나는 축제가 아니었다. 곳곳에는 플리마켓, 은어 인형극, 민속놀이 체험, 거리 퍼레이드 등이 진행되고 있었고, 지역 예술단체의 국악공연이나 사물놀이 무대도 열렸다. 은어 캐릭터를 활용한 포토존, 엽서 쓰기 코너 등은 관람객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며, 단순한 축제 이상의 의미를 갖게 했다.
현지 먹거리와 기념품 - 입도 즐겁다
축제장 한편에는 로컬푸드 장터가 열려 있어 지역 농산물과 특산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봉화 사과, 참나물, 청국장, 잡곡 세트는 물론, 은어로 만든 말린 안주, 은어 조미김도 판매되고 있었다. 우리는 은어장아찌와 은어 고추장구이를 구매해 부모님께 선물로 드리기로 했다. 시식 코너에서는 은어전, 은어튀김, 은어강정 등이 제공돼 그 자리에서 다양한 맛을 비교하며 즐길 수 있었다.
가족 여행의 진정한 가치 - 웃고 뛰고 배우고
이번 봉화 은어축제는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한 ‘활동형 여행’이었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물에 들어가고, 함께 체험하며 웃고, 하나의 추억을 공유한다는 것은 그 어떤 휴양지보다 더 가치 있었다. 자연 속에서 몸으로 느끼는 시간, 직접 잡고 구워 먹는 체험, 문화와 예술이 함께하는 구성은 자극적이지 않지만 깊고 오래 남는 감동을 주었다.
여름 축제의 정석, 은어로 완성한 하루
봉화 은어축제는 여름의 덥고 지친 몸과 마음을 한 번에 씻어내는 피서형 축제였다. 가족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콘텐츠, 청정 자연과 어우러진 운영, 그리고 지역민들의 따뜻한 환대는 여행의 모든 요소를 만족시켰다. 여름 가족 여행지를 고민하고 있다면, 봉화 가볼만한 곳으로 이 축제를 적극 추천한다. 잡고, 굽고, 먹고, 웃었던 이 하루는 우리 가족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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