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후기 및 체험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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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5. 6.

    by. 지역축제후기 및 체험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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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횡성은 ‘한우의 고장’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가을이면 또 하나의 진가를 발휘한다. 바로 더덕이다. 산 좋고 물 맑은 횡성에서 자란 더덕은 향이 진하고 식감이 우수해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다. 그런 더덕을 주제로 해마다 열리는 횡성더덕축제는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지역 특산물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축제다. 올해 가을, 우리는 이 축제를 통해 진짜 강원도의 향을 느껴보고자 길을 나섰다.

      축제 입장 - 더덕 향에 취하다

      축제는 횡성읍 생활체육공원에서 진행됐다.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체감한 건 공간의 여유로움과 깔끔한 동선이었다. 넓은 주차장, 친절한 안내, 그리고 입구를 지나자마자 퍼지는 고소한 더덕구이 향기는 그 자체로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이었다. 더덕을 형상화한 캐릭터 조형물과 포토존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인증샷을 남기기 좋았다. 아이는 “더덕 인형이 귀엽다”며 인형탈을 쓴 진행요원과 연신 사진을 찍었다.

      횡성더덕축제 시식 체험기 - 향과 맛이 살아있는 가을의 즐거움

      더덕 먹방 체험 - 향긋하고 정겨운 식탁

      가장 먼저 참여한 것은 단연 더덕 시식이었다. 축제장 중앙에는 더덕 요리를 판매하는 부스들이 줄지어 있었고, 한우 더덕구이, 더덕비빔밥, 더덕튀김, 더덕전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돼 있었다. 현장에서 시식 쿠폰을 구입한 후 원하는 요리를 고를 수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한우 더덕구이. 통통하게 손질된 더덕에 특제 고추장 양념을 바르고 참숯불에 구워낸 이 음식은, 향과 식감, 맛 세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켰다. 첫 입에 퍼지는 스모키한 향,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조직감, 씹을수록 배어 나오는 단맛. 이건 그저 건강식이 아니라 미식의 영역이었다. 더덕비빔밥은 고사리, 취나물, 무나물 등과 함께 어우러져 담백하면서도 향긋했고, 아이가 좋아한 더덕튀김은 바삭한 튀김옷 속에서 더덕의 풍미가 그대로 살아 있어 맥주 안주로도 손색없을 맛이었다.

      더덕 캐기 체험 - 자연에서 놀다

      식사 후에는 더덕 캐기 체험에 참여했다. 행사장 한쪽 밭에는 직접 캘 수 있는 체험장이 조성되어 있었고, 장갑과 삽, 바구니를 지급받아 더덕을 찾아 땅을 파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깊이 박혀 있는 더덕은 캐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아이에게는 신나는 놀이 그 자체였다. “보물 찾는 것 같아!”라고 말하며 기뻐하는 모습에 부모인 우리도 덩달아 즐거웠다. 체험 후에는 더덕을 세척해주고, 간단한 보관 및 조리법 팸플릿도 제공했다.

      무대 행사와 지역 공연 - 흥이 절로

      축제장 한쪽 무대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문화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사물놀이, 민속춤, 초등학교 합창단의 무대가 차례로 이어졌고, 관객석에는 환호와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더덕요리 경연대회도 열렸는데, 참가자들이 각자 개발한 더덕 요리를 설명하며 직접 요리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더덕 피자, 더덕볶음우동, 더덕샐러드 등 상상도 못한 메뉴들이 등장해 “더덕이 이렇게 다양하게 쓰일 수 있구나”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더덕 기념품과 로컬푸드 장터

      축제장에서는 더덕청, 더덕차, 더덕분말, 더덕칩 등 가공식품도 판매되고 있었다. 우리는 가족 건강을 위해 더덕청을, 아이를 위해 더덕칩을 구입했다. 시식코너에서는 더덕차를 따뜻하게 제공하고 있었는데, 첫 모금에 은은한 향이 코를 간질이며 내몸 깊숙이 스며드는 느낌이었다. 로컬푸드 부스에서는 횡성에서 직접 재배한 고구마, 사과, 곶감 등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선물용으로 몇 가지 구매했다.

      가족 모두 만족한 하루 - 건강과 감동이 공존한 시간

      이 축제가 좋았던 이유는 단순히 먹는 축제를 넘어서 ‘체험형’, ‘가족형’, ‘지역상생형’이라는 점이었다. 주최 측의 친절한 운영, 세심한 편의시설(유모차 대여, 수유실, 미아 보호소 등), 그리고 관람객 중심의 동선과 구성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더덕 하나로 이렇게 많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향기로운 가을, 잊지 못할 더덕 이야기

      횡성더덕축제는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하나의 문화이자 경험이었다. 몸에 좋은 더덕을 맛있게 즐기고, 직접 캐며 자연과 교감하고, 지역 주민들과 교류하며 온 가족이 함께 웃을 수 있었던 하루. 강원도 가을 축제를 고민하고 있다면, 횡성 가볼만한 곳으로 이 축제를 자신 있게 추천한다. 건강한 향, 정겨운 맛, 따뜻한 사람들. 우리는 올해 가을, 더덕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