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후기 및 체험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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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5. 6.

    by. 지역축제후기 및 체험정보

    목차

       

      매년 5월, 강원도 춘천에서는 아주 특별한 축제가 열린다. 말보다 더 큰 울림, 몸짓으로 감정을 전하는 예술. 바로 춘천 마임축제다. 말 없이 몸으로 이야기하고, 음악과 표정으로 감정을 전하는 거리극과 마임 퍼포먼스는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예술이다. 올해 우리는 가족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색다른 문화체험으로 이 축제를 선택했고,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공지천을 감싼 무언의 예술 - 입장부터 설렘

      축제는 춘천 공지천 유원지 일대에서 진행됐다. 주차 공간도 넉넉했고, 곳곳에 설치된 안내 부스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동선 파악도 수월했다. 입장하자마자 느껴진 것은 활기찬 분위기였다. 음악이 아닌 침묵, 대사 없는 무대가 도시의 중심을 장악하고 있었다. 아이는 “왜 아무도 말을 안 해?”라고 물었지만 곧 무언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다.

      춘천 마임축제 퍼포먼스 후기 - 몸짓으로 울리는 예술의 감동

      첫 공연 - ‘불의 마임’으로 시작된 감정의 소용돌이

      축제 메인 무대에서 펼쳐진 ‘불의 마임’은 가장 인상 깊은 공연 중 하나였다. 배우들은 말 한마디 없이 불꽃과 연기를 도구 삼아 내면의 감정을 표현했고, 빠르게 전개되는 몸짓과 호흡은 관객의 시선을 붙잡았다. 현장을 둘러싼 수백 명의 관객들이 숨소리조차 자제한 채 집중하는 모습에서 이 퍼포먼스의 힘이 느껴졌다. 연기 너머로 전달되는 인간의 감정, 고통과 희망, 두려움과 연민이 오롯이 전해졌다.

      아이와 함께 본 ‘거인의 숲’ - 동심을 자극하는 몸짓극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어린이 마임극도 준비돼 있었다. ‘거인의 숲’은 동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줄거리로 구성됐고, 대사 없이도 등장인물의 감정이 잘 표현되어 아이들이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우리 아이는 공연이 끝난 후 “이해 다 됐어! 말 안 해도 무슨 뜻인지 알겠어!”라며 신기해했다. 무언의 예술이 가진 보편적인 언어로서의 힘을 다시금 느끼는 순간이었다.

      거리에서 펼쳐지는 즉흥 공연 - 마임의 자유로움

      축제의 백미는 역시 거리 곳곳에서 펼쳐지는 즉흥 마임이다. 여러 팀의 마임 아티스트들이 축제장을 자유롭게 돌며 관객과 교감하고, 짧은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어떤 배우는 마치 인형처럼 천천히 움직이며 시선을 사로잡았고, 또 어떤 배우는 풍선을 통해 코믹한 상황극을 연출했다. 그 중 한 배우는 나와 눈을 마주친 후 유쾌한 몸짓으로 “춤을 추자”고 초대했고, 몇 초 후 나는 광장 한가운데서 어색하게 엉덩이를 흔들고 있었다.

      체험 프로그램 - 온 가족이 참여하는 즐거움

      아이와 함께 한 페이스 페인팅은 그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마임 페이스 메이크업을 받아보며 "내 얼굴이 마임 배우처럼 됐어!"라며 신이 났다. 이 외에도 무언극 인형 만들기, 분장 체험, 스프링 퍼포먼스 워크숍 등 교육적이면서 창의적인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대부분 무료 또는 저렴한 체험료로 운영되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먹거리와 휴식 - 축제는 오감의 향연

      관람과 체험 사이에는 먹거리 부스에서 에너지를 충전했다. 춘천 닭갈비, 막국수는 기본이고, 버스킹 옆 테이블에서 먹는 커피 한 잔은 예술에 빠진 오후를 더욱 여유롭게 만들어줬다. 아이는 솜사탕을, 우리는 현지 특산 맥주를 한 잔 마시며 공연장을 한눈에 바라봤다. 공연장을 중심으로 앉을 수 있는 그늘 쉼터와 이동형 수레가 마련돼 있어 체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도 인상 깊었다.

      피날레 퍼포먼스 - 불꽃과 침묵이 어우러진 마지막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 건 불꽃 마임 퍼포먼스였다. 해가 저물고 무대 위 배우들은 횃불과 불을 이용해, 말 없이 환희와 작별을 표현했다. 무대 주변의 관객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박수를 보내고, 배우들과 눈빛을 교환하는 장면은 그 어떤 음악보다 감정의 진폭이 컸다. 말이 없었기에 더 감동적이었던, 그야말로 ‘침묵의 대화’였다.

      말 없이도 마음을 울리는 축제

      춘천 마임축제는 단순한 공연이나 지역 행사 그 이상의 무엇이었다.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퍼포먼스, 교육적이면서도 예술적인 체험,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감정의 스펙트럼. 이 축제는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를 위한 무언의 대화장이자,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춘천 가볼만한 곳을 찾는다면, 강원도 거리예술축제를 경험하고 싶다면 이곳을 강력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