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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올해 우리 가족이 선택한 겨울 여행지는 강원도 태백, 그리고 그곳에서 열리는 태백 눈축제였다. 새하얀 눈밭 위에 펼쳐진 눈 예술과 체험 활동, 그리고 눈 속에서 아이처럼 뛰놀 수 있었던 하루. 그 중심에는 ‘눈 조각 체험’이 있었다.
도착부터 설렘 - 진짜 눈의 도시, 태백
축제는 태백산도립공원과 황지연못 일대에서 진행된다. 우리가 도착한 날은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였지만, 도심 전체가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어 그야말로 동화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입구에는 거대한 눈 조각들이 줄지어 있었고, 산타클로스, 동물, 전통 캐릭터, 인기 만화 속 인물들까지 눈과 얼음으로 정교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아이는 입구부터 “진짜 겨울왕국 같다”며 감탄을 연발했다.
눈 조각 체험 - 손끝으로 완성하는 겨울의 예술
우리가 가장 기대했던 눈 조각 체험은 사전 예약 없이도 참여할 수 있었다. 현장 접수를 통해 인원 제한이 있으며, 체험 시간은 약 40분 정도. 담당자는 눈덩이 블록과 눈 조각 도구, 장갑, 조끼 등을 나눠주었고, 간단한 안전 교육을 받은 후 체험이 시작되었다.
눈 조각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눈이 얼어 단단하게 굳어 있었고, 정교하게 모양을 내기 위해선 섬세한 손놀림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어렵지만 재밌었다. 아이는 “내가 펭귄 만들 거야!”라며 눈을 파내고 쌓아갔고, 나는 돕기도 하고,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기도 했다. 조각이 점차 모양을 갖춰갈 때마다 가족 모두가 뿌듯함에 웃음 지었다.
현장 분위기 - 포토존과 눈 전시의 향연
체험장 주변에는 포토존이 잘 마련되어 있어 조각 작품 옆에서 사진을 남기기 좋았다. 또한 눈 조각 전시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지역 고등학생, 조각가 팀, 외국인 참여자 등이 만든 창작 조형물들이 함께 구성돼 있었다. 눈으로 만든 고래, 사자, 로봇, 마을 등은 스케일이 상당해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웠다.
눈썰매와 겨울 놀이터 - 아이들을 위한 천국
체험 후에는 눈썰매장으로 향했다. 비교적 긴 경사에 튜브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구조였는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스릴이 있었다. 썰매 외에도 스노우 트램펄린, 얼음 미끄럼틀, 눈성 쌓기 놀이터 등 아이 전용 놀이터가 조성되어 있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겨울 먹거리 - 추위를 녹여준 따뜻한 한입
축제장 한편에는 먹거리존이 마련되어 있었다. 어묵 국물, 호떡, 군밤, 달고나, 핫초코 등 추운 날씨에 어울리는 간식이 판매되고 있었고, 모두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특히 뜨끈한 어묵 국물은 손이 시릴 때 최고의 힐링이었다. 아이는 달콤한 호떡을 연신 입에 넣으며 “이게 겨울 맛이야”라고 말했다.
문화 공연과 지역 홍보 부스
축제 기간에는 지역 문화 공연도 함께 열린다. 우리가 방문한 날은 지역 초등학교 합창단의 공연과 풍물놀이가 펼쳐졌고, 아이와 함께 음악을 들으며 잠시 쉬어갈 수 있었다. 또한 태백 홍보관, 강원도 농특산물 판매 부스 등이 운영되어 지역 문화와 특산물을 함께 만날 수 있었다.
태백산 설경 트레킹 - 겨울이 그리는 수묵화
축제와 함께 추천하고 싶은 또 하나는 태백산 설경 트레킹이다. 축제장에서 가까운 태백산 등산로는 겨울에도 정비가 잘 되어 있어 눈꽃 산행을 즐길 수 있는 명소다. 해발이 높아 정상 부근에는 눈꽃 나무와 상고대가 만들어내는 장관이 펼쳐진다. 등산이 힘들다면 케이블카로 중간지점까지 이동할 수도 있다.
겨울이 주는 선물 같은 하루
태백 눈축제는 그야말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들고, 마음으로 즐기는 진짜 겨울 체험형 축제다. 단순히 눈만 보는 것이 아닌, 눈 속에서 뛰고, 조각하고, 썰매를 타며 겨울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눈 조각 체험은 아이의 창의성과 협동심을 자극하고, 가족 모두가 하나 되어 협업하는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겨울 여행을 고민 중이라면, 태백 가볼만한 곳 리스트에 눈축제를 꼭 넣어보시길 추천한다. 하얀 세상에서의 하루가, 오래도록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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