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고드름축제 체험기 - 얼음 세상에서 보낸 겨울 판타지

 

 

겨울 여행을 계획할 때, 마음속 어딘가엔 “아이도 어른도 웃을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를 찾게 됩니다. 우리 가족에게 그런 특별한 하루를 선물해준 축제는 바로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정선 고드름축제였습니다. 얼어붙은 겨울산과 고드름이 만든 환상의 나라, 그곳에서의 하루는 마치 동화책 속 페이지를 걷는 것 같았습니다.

정선, 겨울이 만든 자연 미술관

정선은 해발 고도가 높은 산악 지역으로 겨울철 기온이 매우 낮아, 자연 고드름이 수십 미터 길이로 자라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정선군은 매년 고드름 조형물과 겨울 놀이터를 결합한 체험형 겨울축제를 개최합니다. 축제는 보통 1월 중순부터 2월 초까지 정선군 북평면 일대에서 열리며, 기온에 따라 조형물의 완성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자연의 리듬에 맞춘 운영이 특징입니다.

입장부터 눈을 사로잡는 얼음의 세계

우리가 도착한 날은 해가 반짝이는 맑은 겨울날이었습니다. 입구를 지나자마자 수십 개의 고드름 조형물이 반짝이는 빛을 머금고 우리를 맞이했습니다. 용 모양, 마차, 성곽, 동물들, 캐릭터 등 다양한 형상으로 만들어진 얼음 조각들은 예술성과 디테일이 뛰어나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아이는 “우와, 얼음 용이다!”라며 연신 셔터를 눌러댔고, 가족 모두 사진 촬영에 열중했습니다.

눈썰매장 - 스릴 만점 겨울 놀이

축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단연 대형 눈썰매장입니다. 튜브 썰매를 타고 길고 완만한 슬로프를 내려오는 체험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 만점이었습니다. 안전 요원이 잘 배치되어 있어 줄을 서는 동안도 질서가 유지됐고, 슬로프의 경사는 적당해 첫 시도에도 큰 두려움 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썰매를 탔을 때 바람을 가르며 내려가는 그 순간의 짜릿함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얼음 미끄럼틀 & 고드름 미로

썰매 외에도 다양한 겨울 체험존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얼음 미끄럼틀은 다양한 높이와 경사도로 설치되어 있었고, 어린이 전용 구역과 가족 이용 구역이 나뉘어 있어 더욱 안전했습니다. 또한, 고드름 미로는 수십 개의 얼음 기둥 사이를 지나야 출구를 찾을 수 있는 코스로, 반짝이는 얼음벽 사이를 걷는 느낌이 마치 얼음 성 안에 들어간 듯했습니다.

전통 겨울놀이 체험존

한쪽에는 전통 겨울놀이 부스도 마련되어 있어, 얼음의 매력 외에 민속적인 체험도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팽이치기, 고무신 던지기, 썰매 끌기, 눈사람 만들기 등은 아이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었고, 참여 후 간단한 기념품을 받을 수 있어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우리 아이는 팽이를 손에 쥐고 “이게 진짜 옛날 장난감이야?”라고 물으며 호기심을 보였고, 함께 체험한 우리는 세대 차이를 넘어 추억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얼음 조각 체험 & 전시

또 다른 인기 부스는 얼음 조각 체험이었습니다. 조각칼과 장갑, 안전도구가 제공되어 아이와 함께 작은 얼음 블록에 그림을 새기고, 사각사각 소리를 들으며 조심스레 조각을 완성해갔습니다. 전문가들이 만든 예술 조각 전시존도 함께 운영되고 있었는데, 빛을 받는 얼음 조각들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많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따뜻한 먹거리 - 추위를 녹이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우리는 춥지 않았습니다. 축제장 한켠에 운영 중인 먹거리존에서 판매하는 군고구마, 어묵, 호떡, 핫초코, 붕어빵 등 다양한 겨울 간식들이 속을 따뜻하게 채워줬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묵 국물은 체험 후 차가운 손을 녹이기에 최고의 선택이었고, 호떡은 아이의 입에도 잘 맞아 계속 먹고 싶어 했습니다.

포토존 & 기념품 부스

축제장 곳곳에는 인생샷을 위한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고드름 배경 앞, 얼음 성문 앞, 미끄럼틀 아래 등 테마별로 꾸며진 포토존은 인스타그램 감성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였습니다. 기념품 부스에선 정선의 지역 특산품과 함께 얼음 모양 장식품, 겨울 엽서 세트 등이 판매되고 있어 가족 여행의 추억을 담기에도 좋았습니다.

정선에서 보낸 가장 따뜻한 겨울

정선 고드름축제는 단순한 겨울 놀이나 눈 구경을 넘어서, 자연이 만든 예술과 함께하는 오감 체험형 축제였습니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이곳에서, 우리는 아이처럼 웃고, 손을 맞잡고, 함께 썰매를 타며 겨울만의 특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선 가볼만한 곳을 고민 중이라면, 이 축제는 단연코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차가운 고드름이 만들어낸 따뜻한 추억, 그 기억은 오래도록 우리 가족의 마음속에 반짝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