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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나들이의 계절이자, 새로운 경험을 찾기에 딱 좋은 시간입니다. 이번 봄, 우리 가족이 선택한 여행지는 전라남도 담양.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전통과 자연이 어우러진 담양 대나무축제가 있었습니다. 대나무로 만든 소박한 공예품 하나가 가족 모두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하루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담양, 대나무의 고장으로 떠나다
죽향(竹香)의 도시 담양은 대나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입니다. 전국 대나무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대나무 숲, 죽제품, 죽공예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마을이죠. 담양에서는 이러한 지역 자원을 중심으로 매년 봄 대나무축제를 개최하여,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축제는 담양 죽녹원, 메타세쿼이아 길, 담양 문화회관 일대에서 개최되며, 곳곳에 체험부스, 공연무대, 전시장이 배치돼 있어 동선도 부담 없었습니다.
죽제품 만들기 체험 - 손끝으로 전통을 잇다
이번 축제에서 우리가 가장 기대했던 프로그램은 단연 죽제품 만들기 체험이었습니다. 현장 접수만으로 참여할 수 있었고, 친절한 진행 요원들이 안내해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대나무 연필꽂이 만들기를 선택했는데, 길이 잘린 대나무 조각을 사포로 다듬고, 구멍을 내고, 나무 망치와 못을 이용해 조립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손이 아팠지만, 점점 연필꽂이의 형태가 완성될수록 아이의 얼굴엔 진지함과 뿌듯함이 번졌습니다. 마지막에는 색연필로 장식을 더하고 이름을 적어 세상에 하나뿐인 죽제품을 완성했죠. 아이에게는 자연 재료를 직접 다루며 전통 공예에 대한 이해와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다양한 죽공예 체험 부스
연필꽂이 외에도 현장에는 다양한 체험 부스가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대나무 젓가락 만들기, 죽방울 만들기, 전통 부채 꾸미기, 대나무 소리 악기 만들기 등 연령대에 따라 체험의 난이도도 다양했습니다. 할머니는 “옛날엔 이런 부채 다 손으로 짰어”라며 추억을 이야기하셨고, 아이는 죽방울 만들기 부스에서 대나무로 만든 작은 구슬을 흥미롭게 굴리며 놀았습니다.
현장에선 체험 후 완성된 제품을 포장해서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었고, 희망자에 한해 유료로 추가 체험 키트도 구매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대나무와 함께하는 놀이마당
죽제품 체험 외에도 대나무 테마 놀이존은 아이들에게 천국이었습니다. 대나무 미끄럼틀, 대나무 그네, 대나무 통 굴리기, 죽공예 놀이 등이 축제장 곳곳에 설치돼 있었고, 체험 중간중간 이동하며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건 죽방울 던지기 대회였는데, 일정한 거리에서 대나무 구슬을 표적에 맞추는 경기로,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들도 참여할 수 있어 온 가족이 함께 웃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죽녹원과 대나무숲 산책
체험을 마친 오후에는 축제장 근처 죽녹원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수십 미터 높이의 대나무들이 하늘을 가리며 우거져 있고, 대숲길 산책로와 대나무 전망대, 소리체험 공간까지 정비가 잘 돼 있어 걷기에도 매우 쾌적했습니다. 걷는 내내 대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 소리, 잎사귀의 부딪힘, 새소리가 어우러져 마치 도심과 단절된 또 다른 세상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전통공연과 죽문화 전시
축제장 한편에서는 국악 공연, 전통춤, 풍물놀이 등 다양한 지역 문화예술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대나무 악기로 연주하는 특별 무대도 마련되어 있었고, 처음 듣는 대나무 퉁소와 대금의 음색은 매우 매혹적이었습니다. 또한 실내 전시장에서는 대나무로 만든 전통 가구, 농기구, 악기, 생활용품이 전시돼 있었고, QR 코드를 활용한 AR 대나무 공예 해설 서비스도 제공돼 관람이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먹거리 부스 & 죽요리 체험
배가 출출해질 무렵, 축제장 먹거리존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에선 죽순 튀김, 대나무밥, 대잎차, 대나무 통닭 등 대나무를 활용한 요리를 맛볼 수 있었고, 전통 재래시장 음식도 함께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대나무밥 정식을 선택했는데, 죽순과 나물, 대잎으로 감싼 밥이 함께 나와 건강하면서도 향긋한 한 끼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기념품 구입 & 축제 마무리
축제장을 나오며 들른 죽제품 판매존에서는 지역 장인들이 만든 대나무 찻잔 세트, 손 부채, 죽방울 악세서리 등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가격도 합리적이었고, 품질도 뛰어나 선물용으로 좋았습니다. 우리는 가족 이름이 새겨진 대나무 커플컵과 아이가 좋아한 죽방울 키링을 구입하며 이번 축제를 마무리했습니다.
전통과 자연, 체험이 어우러진 힐링의 하루
담양 대나무축제는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서 전통과 자연, 창의와 휴식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 체험이었습니다. 직접 손으로 공예품을 만들고, 대나무숲을 걸으며 마음을 정화하고, 전통 공연을 보며 감동을 느낀 하루. 아이에게는 배움과 창작의 기회였고, 어른에게는 느림과 자연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담양 가볼만한 곳을 찾고 있다면, 봄에 열리는 이 대나무축제를 꼭 리스트에 넣어보시길 바랍니다. 손끝으로 전통을 만들고, 그 속에 가족의 추억을 채워가는 이 축제는 오랜 시간 기억 속에 향기롭게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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