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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갈 무렵,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에서는 언제나 뜻깊은 축제가 열린다. 이곳은 단풍이 황금빛으로 물들어가고, 바람은 부드러운 국화향을 실어 나르며 마을 전체에 정적과 감동이 흐른다. 바로 예산 윤봉길 평화축제가 열리는 계절이다. 많은 사람들이 단지 볼거리나 먹거리만을 기대하고 축제를 찾지만, 이 행사는 그 이상의 울림을 준다. 한 인물의 삶, 평화를 향한 외침, 그리고 우리의 현재를 돌아보게 만드는 진정한 의미의 축제이기 때문이다.
윤봉길 평화축제란 무엇인가?
윤봉길 의사는 일제강점기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상해 홍구공원에서 폭탄 의거를 감행한 청년 독립운동가다. 예산은 그의 고향으로, 이곳 주민들에게 윤봉길 의사는 영웅이자 자부심의 상징이다. 평화축제는 단순한 역사 기념 행사를 넘어서, 그 정신을 후세에 전달하기 위한 문화 교육형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세대가 그의 정신을 경험하고 되새길 수 있도록 연령별 맞춤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예산 가볼만한 곳 중 가장 진중하면서도 의미 있는 장소로 손꼽힌다.
축제 일정과 위치
2024년 축제는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열렸다. 덕산면 충의사 일원에서 진행되며, 이는 윤봉길 의사의 생가와 기념관, 충의사 등 역사적 장소들이 모여 있는 구역이다. 수도권에서 자가용으로는 약 2시간, 대중교통 이용 시 예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셔틀버스를 타면 20분 내외로 도착 가능하다. 주차는 임시 무료 주차장을 이용하면 되며, 셔틀버스는 10분 간격으로 수시 운행돼 접근성이 뛰어나다. 축제장 인근에는 농촌 체험 마을과 사과 과수원도 있어 연계 여행도 가능하다.
현장에서 느낀 감동 - 체험 위주의 구성
축제장에 도착하면 첫인상부터 남다르다. 입구에는 윤봉길 의사의 대형 사진이 걸려 있고, 그의 명언이 적힌 현수막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나는 먼저 기념관에 들렀다. 그곳에는 도시락 폭탄의 모형, 당시 사용한 펜과 필기류, 가족에게 남긴 편지 등 다양한 유물이 전시되어 있었다. 아이와 함께 방문한 나는, 당시 20대였던 윤 의사의 나이를 언급하며 자유와 정의를 위한 결단의 무게를 함께 생각해보았다. 전시관의 조명과 배치도 굉장히 인상적이며, 조용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며 관람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어린이를 위한 역사 교육 프로그램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체험도 알차게 마련돼 있었다. 먼저 ‘평화 종이배 접기’ 체험은 종이배에 자신만의 평화 메시지를 적는 프로그램이다. 내 아이는 “전쟁이 없는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라고 썼고, 그 장면을 보는 순간 나 역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 외에도 윤봉길 백일장, 독립운동가 퀴즈, 태극기 색칠 체험, 독립선언서 작성 체험 등 교육적이면서도 흥미를 끄는 콘텐츠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체험이 끝나면 소정의 기념품도 받을 수 있어 아이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먹거리와 부대시설 - 지역 상생의 축제
지역 특산물과 로컬 푸드도 큰 장점이다. 행사장 한쪽에는 예산의 대표 특산물인 한우, 사과, 고구마 등을 활용한 먹거리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고, 그 맛과 품질은 여느 축제 못지않았다. 특히 예산 한우 떡갈비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또 사과잼 샌드위치와 수제 고구마 스낵은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대부분의 부스는 예산군 농민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가격도 합리적이었다.
편의시설 및 가족 단위 방문자 배려
가족 단위 방문자들을 위한 배려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유모차 대여소, 수유실, 미아 보호소, 가족 쉼터 등 필수적인 시설들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었다. 화장실은 임시 시설이 아닌 건물 내 설치된 화장실이라 청결도도 높았다. 또한 자원봉사자들이 매우 친절하게 안내해 주어 처음 방문한 이들도 전혀 어려움 없이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족들이라면 ‘쉬어갈 공간’이 많다는 점에서 이 축제를 높은 점수로 평가할 수 있다.
개인적인 소감과 방문 팁
나는 이 축제를 통해 역사 교육 이상의 것을 얻었다. 단순한 충남 축제가 아닌, 마음속 깊이 울림을 주는 체험이었다. 우리 아이는 윤봉길 의사의 이야기를 듣고 “왜 저렇게 위험한 일을 했을까?”라고 묻기도 했다. 그 질문에 나는 “자유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지켜진 거야”라고 답했다. 대화 하나하나가 교육이고, 체험이었다. 내년에도 꼭 다시 오고 싶고, 지인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은 축제다.
방문 팁 5가지
- 첫날 오전 방문 시 한산하게 전시 관람 가능
- 아이와 함께라면 종이배 체험, 퀴즈 체험 필수
- 먹거리 부스는 오전 11시 전 방문 추천 (혼잡도 낮음)
- 전시 관람은 ‘윤봉길 의사 생가 → 기념관 → 전시관’ 순으로
- 축제 종료 후 인근 사과과수원 체험 연계 추천
마치며
예산 윤봉길 평화축제는 단순한 지역 이벤트가 아니다. 한 인물의 삶을 되새기고, 현재를 반성하며, 평화의 미래를 생각하게 만드는 감동의 현장이었다. 가족과 함께 걷는 그 길, 낙엽이 지는 계절 속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마음속에 새겼다. 만약 당신이 올해 남은 시간 속에서 진심어린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예산 가볼만한 곳 중 이 축제를 반드시 고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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