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후기 및 체험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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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5. 6.

    by. 지역축제후기 및 체험정보

    목차

       

       

      가을이 짙어지던 10월 초의 어느 날, 우리는 오랜만에 가족 모두의 시간을 맞춰 횡성 한우축제에 다녀왔다. 코로나 이후 첫 본격 외출이기도 했고, 미리 예매해둔 한우 식사권도 있었기에 기대는 한껏 부풀었다. 횡성은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한우의 고장으로, 이름만 들어도 입에 침이 고이는 곳이다. 차 안에서부터 남편은 “오늘은 다이어트 없다!”를 선언했고, 아이는 “한우가 뭐야? 공룡고기야?”라고 묻는 귀여운 말장난으로 여행의 분위기를 한층 더 유쾌하게 만들어주었다.

      축제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생각보다 주차는 원활했으며, 안내요원들이 입구부터 친절히 맞아주었다. 입구에서는 ‘한우 축제 기념 풍선’을 나눠주며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축제장은 크게 네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먹거리 존, 전통 체험존, 공연존, 그리고 농특산물 장터였다. 처음 느낀 건, 단순히 고기만 먹는 축제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각 구역은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즐길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깨끗하고 정돈된 분위기 덕분에 첫 인상부터 매우 만족스러웠다.

      한우 숯불구이 존 - 입에서 살살 녹는 고기의 진수

      우리는 가장 먼저 한우 숯불구이 존으로 향했다. 이곳은 횡성군에서 직접 운영하는 판매 부스에서 한우를 구매한 후, 바로 옆에 마련된 셀프 바비큐 존에서 구워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고기의 종류는 등심, 채끝, 갈비살 등 다양했고, 신선도는 말할 것도 없었다. 우리가 고른 건 등심 400g과 채끝살 300g. 시중보다 약 20% 저렴한 가격이라 부담 없이 푸짐하게 구입했다. 무엇보다 탄탄한 지방과 촘촘한 육결이 눈으로도 확인될 정도로 고기 상태가 좋았다.

      숯불은 미리 준비되어 있어 따로 기다릴 필요 없이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고소한 냄새에 아이는 눈을 반짝이며 “왜 우리 집 고기랑 다르냐”고 물었고, 남편은 “이게 진짜지!”라며 바로 입에 넣었다. 첫 입을 베어 문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과 육즙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정성껏 만든 장아찌, 상추, 마늘과 함께 싸 먹으면 어느 고급 레스토랑이 부럽지 않았다. 무려 두 접시를 순식간에 해치우고도 더 먹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눌러야 했다.

      아이와 함께하는 ‘한우 미션투어’ - 재미와 교육을 동시에

      식사 후 아이를 위해 참여한 프로그램은 한우 미션투어였다. 축제장 곳곳에 마련된 미션 부스를 찾아다니며 한우와 관련된 퀴즈를 풀고, 도장을 모으는 방식이었다. 문제는 “횡성 한우의 품종은 무엇일까요?”, “한우가 자라는 기간은?” 등 교육적인 내용으로 구성돼 있어 아이가 자연스럽게 한우의 가치를 배울 수 있었다. 도장을 모두 모은 후에는 기념품으로 ‘한우 캐릭터 인형 뱃지’를 받았고, 아이는 그것을 자랑하듯 가슴에 달고 다녔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도 즐거운 추억이 되었다.

      볼거리 넘치는 공연 무대 -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시간

      다음은 공연 존으로 이동했다. 오전에는 지역 초등학생들의 합창, 오후에는 횡성 전통무용단의 풍물놀이와 한우 깃발 퍼레이드가 진행되었다. 특히 풍물놀이는 꽹과리와 장구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신명나는 분위기를 자아냈으며, 관람객들도 장단에 맞춰 박수를 치며 함께 즐겼다. 무대 앞에서는 퀴즈 이벤트가 진행됐는데, 참여자에게는 횡성 한우 육포, 고기 세트 등이 경품으로 증정되었다. 우리는 다행히 하나의 문제에 정답을 맞혀 한우 불고기 세트를 받아왔다. 예상치 못한 선물에 더없이 기분 좋은 하루였다.

      횡성 농특산물 장터 - 믿고 사는 강원도의 맛

      행사장 한 켠에는 횡성 농특산물 장터가 운영 중이었다. 이곳은 횡성군 내 농민들이 직접 수확한 사과, 고구마, 더덕, 꿀, 잡곡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는 시식 코너에서 다양한 품목을 맛보았고, 특히 달콤한 ‘횡성 사과’와 쫀득한 ‘더덕무침’이 인상 깊었다. 즉석에서 담근 된장과 고추장을 구입했는데, 집에 돌아와 먹어보니 정말 깊은 맛이 느껴졌다. 이 장터는 단순한 판매를 넘어서 도시민과 농민이 소통하고, 지역 경제를 응원하는 공간이었다.

      횡성 한우축제 가족 체험 후기 - 강원도 가을 나들이 추천

      가족 방문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가족 입장에서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편의시설이었다. 곳곳에 쉼터가 마련돼 있었고, 유모차 대여소, 수유실, 미아 보호소 등도 완비되어 있어 걱정 없이 즐길 수 있었다. 특히 포토존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한우 캐릭터 풍선’과 ‘한우 모형 조형물’이 있어 사진 찍기 좋은 장소였다. 행사장 내 자원봉사자들은 모두 밝은 얼굴로 방문객을 맞이했고, 문의 시 친절하게 응대해주어 매우 인상 깊었다. 전반적인 분위기 자체가 따뜻하고 정이 넘쳤다.

      마지막 하이라이트 - 한우 먹방 챌린지

      마지막으로 참여한 프로그램은 바로 한우 먹방 챌린지였다. 일정 시간 내 가장 ‘맛있게’ 한우를 먹는 사람을 뽑는 이벤트였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했다. 참가자들은 자신만의 노하우로 고기를 굽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플레이팅까지 하며 열정을 불태웠다. 관람객들은 심사위원이 되어 박수를 치고, 점수를 매기는 방식도 재미있었다. 우승자에게는 무려 ‘1kg 한우 상품권’이 주어졌고, 현장의 열기는 마치 TV 먹방 프로그램 못지않았다. 보는 내내 군침이 돌았고, “내년에는 나도 참가해보자”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이와 함께 다시 찾고 싶은 강원도 최고의 먹거리 축제

      횡성 한우축제는 단순한 먹거리 축제를 넘어서, 가족 단위 나들이에 최적화된 행사였다. 고품질 한우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이들의 학습과 체험, 어른들의 힐링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공간이었다. 우리 가족은 하루 종일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사진첩은 행복한 순간으로 가득 채워졌다. 강원도 축제를 찾고 있다면, 그리고 횡성 가볼만한 곳을 고민 중이라면, 이 축제를 강력 추천한다. 내년 가을, 다시 이곳을 찾을 날이 벌써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