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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 속의 이야기들이 무대 위에서 살아 숨 쉰다면, 그 순간은 기억이 아닌 경험으로 바뀝니다. 이번 봄, 우리 가족은 경상북도 군위에서 열리는 삼국유사문화제에 다녀왔습니다. 단순한 전시가 아닌, 이야기를 직접 보고, 듣고, 참여하는 체험형 인문학 축제였고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만족한 ‘역사+신화’ 복합 문화여행이었습니다.
삼국유사와 군위의 인연
‘삼국유사’는 고려시대 일연 스님이 집필한 역사서이자 설화집으로, 단군신화, 주몽신화, 연오랑세오녀, 알영 탄생설화 등 한국 고대사와 민속신앙, 전설이 어우러진 귀중한 고전입니다.
이 삼국유사가 집필된 곳으로 전해지는 곳이 바로 경상북도 군위군 인각사 일대이며, 이를 기념하여 ‘군위 삼국유사문화제’가 매년 봄 개최됩니다. 역사, 신화, 이야기, 공연, 체험이 한데 어우러진 이 축제는 가족 단위 여행객과 역사 교육을 원하는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축제장 첫인상 - 신화 속 정원에 들어선 느낌
축제장은 군위 삼국유사테마파크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입구부터 삼국유사 캐릭터 조형물, 단군 조형탑, 주몽의 알 조형물이 펼쳐져 있어 마치 신화 속 한 장면으로 들어서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입장과 동시에 나눠주는 체험 스탬프 투어 카드를 들고 각 체험 부스를 순회하며 스탬프를 모으면, 마지막에 기념 선물도 증정받을 수 있어 아이들의 동기부여도 확실했습니다.
신화 속 주인공이 되다 - 주몽 활쏘기 체험
첫 체험은 ‘주몽 활쏘기’ 부스. 전설 속 활의 명수 주몽이 되어 직접 고무줄 활과 화살을 들고 과녁을 맞추는 체험이었습니다. 화살에 신화 속 상징 도안이 그려져 있어 명중하면 해당 설화에 대해 해설사가 설명해주는 구성도 참신했습니다.
아이도 “주몽은 진짜 이렇게 활을 잘 쐈을까?”라고 궁금해하며 놀이와 교육이 함께하는 신화 학습을 자연스럽게 경험했습니다.
삼국유사 이야기극 & 인형극
다음으로 관람한 공연은 ‘단군신화 이야기극’과 ‘알영 탄생 인형극’이었습니다. 단군신화극은 배우들이 전통 의상을 입고 환웅, 웅녀, 곰, 호랑이를 실감나게 연기하며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설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인형극은 무대에 LED와 배경음악이 더해져 집중도를 높였고, 아이들은 “알에서 나온 여자가 진짜 있었을까?”라며 이야기에 푹 빠졌습니다.
삼국유사 VR 체험관 - 신화를 눈앞에서 보다
축제장 중앙에는 삼국유사 VR 체험관이 운영 중이었습니다. 입장 시 VR 고글을 착용</strong하고, 체험자는 360도 영상 속에서 직접 신화 속 인물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주몽의 알 탄생 장면, 선도산에서의 설화 재현, 용왕궁 이야기 등이 사실감 넘치는 그래픽으로 구현되어 아이도 “내가 신화 속에 들어간 것 같아”라며 매우 흥미로워했습니다.
가면 만들기 & 이야기 꾸미기
체험부스에서는 설화 속 동물 가면 만들기와 ‘나만의 삼국유사 이야기 완성하기’도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곰 가면을 꾸미고, 종이 위에 직접 자신만의 신화를 완성하는 활동은 예술적 감성과 역사적 상상력을 함께 자극해 정답 없는 체험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포토존 & 캐릭터와 사진 한 컷
곳곳에 삼국유사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단군과 환웅 배경 벽화, 주몽 캐릭터 입간판, 연오랑세오녀 배 모형 등에서 아이와 함께 인생샷을 남길 수 있었고, SNS 인증 이벤트도 진행 중이어서 소정의 기념품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전통 먹거리 & 설화 간식
축제장 한편에는 이야기 속 음식을 재현한 먹거리존이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쑥떡(곰의 음식 재현), 곡물 주먹밥(농경 신화 반영), 붉은 팥떡(잡귀를 막는 음식) 등 신화 테마 간식을 직접 만들어보거나 맛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군위 특산물 마켓도 함께 운영돼 마늘즙, 한우육포, 전통장 등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삼국유사 인문학 강연 & 북토크
어른들을 위한 삼국유사 인문학 강연도 진행됐습니다. 역사학자, 작가, 문화재청 관계자가 참여해 ‘삼국유사의 현대적 의미’, ‘신화의 교육적 가치’, ‘설화의 지역 정체성’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북토크와 강연이 열려 지적 호기심까지 만족시켰습니다.
이야기를 살아보는 문화축제
군위 삼국유사문화제는 단순한 관람형 행사를 넘어 신화와 이야기를 직접 살아보고 참여할 수 있는 체험 중심 축제였습니다.
아이에게는 한국 신화를 쉽게 익히는 기회였고, 어른에게는 잊고 있던 고전의 의미를 다시 떠올리는 시간이었습니다. 군위 가볼만한 곳으로 강력히 추천드리며, 역사와 문화, 상상력과 감동이 어우러지는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에서 이야기를 체험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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