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후기 및 체험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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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5. 18.

    by. 지역축제후기 및 체험정보

    목차

       

       

      가을은 수확의 계절입니다. 금빛으로 물든 들녘, 붉게 물든 하늘 아래 ‘먹거리의 근원’을 체험하며 감사함을 되새길 수 있는 축제, 바로 김제 지평선축제입니다. 우리 가족은 이번 가을방학을 맞아 전라북도 김제시에서 열리는 이 축제에 참여했고, 논에서 배우는 하루, 흙과 벼의 온기를 손끝으로 느끼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김제, 대한민국 최대의 지평선 도시

      김제 평야는 한국에서 가장 넓고 평평한 평야지대로,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이라는 의미의 지평선이 실제로 관찰되는 드문 지역입니다. 이러한 자연적 특징을 살려 매년 가을 ‘김제 지평선축제’가 열리며, 농촌문화, 전통 농사 체험, 수확의 의미를 테마로 한 체험 중심의 축제입니다.

      축제장 도착 - 넓은 논과 들판이 반기다

      축제는 벽골제와 그 일대 논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벽골제는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한국 최대의 고대 수리시설로,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는 전통과 농업의 상징적 장소이기도 합니다.

      축제장 입구에는 지게, 짚단 조형물, 농사 캐릭터가 설치돼 있어 들어서는 순간부터 농촌 테마파크에 온 듯한 생생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벼 베기 체험 - 땅과 가장 가까워진 시간

      첫 체험은 ‘벼 베기 체험’이었습니다. 체험자는 전통 낫과 장갑을 지급받고 논으로 안내돼 직접 벼를 베는 작업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도 함께 참여했는데, 낫을 쥐고 조심스럽게 벼를 베며 “밥이 이렇게 만들어지는 거구나”라며 감탄했습니다. 베어낸 벼는 한곳에 모아 탈곡 체험장으로 이동합니다.

      탈곡 & 도정 체험 - 식탁까지의 여정

      다음으로 체험한 것은 전통 탈곡기 사용이었습니다. 발로 밟으며 회전시키는 방식의 탈곡기계를 직접 작동시키며 벼 이삭에서 낱알이 떨어지는 과정을 직접 보며 아이도 “쌀이 여기서 나오는 거구나”라고 신기해했습니다.

      탈곡한 쌀은 작은 도정기를 통해 현미와 백미로 분리해보는 체험도 있었으며,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쌀의 변화를 관찰하며 식탁 위의 쌀 한 톨이 얼마나 많은 과정을 거쳐 오는지 몸소 이해하게 됐습니다.

      짚풀 공예 & 지게 지기 체험

      근처 체험존에서는 짚풀 공예 체험도 가능했습니다. 짚신 만들기, 짚공예 팔찌, 짚동물 인형 등 다양한 만들기 체험이 준비돼 있었고, 우리 가족은 짚으로 만든 벼 이삭 리스 만들기에 참여했습니다.

      또한 지게 지기 체험도 운영됐는데, 아이와 함께 지게를 짊어지고 볏짚 인형을 나르며 조상들의 노동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거 진짜 무거워요!”라며 아이는 힘들어했지만, 그만큼 몸으로 느낀 배움의 가치는 컸습니다.

      전통놀이 마당 & 풍년 기원 퍼레이드

      축제장 중심부에서는 투호, 윷놀이, 제기차기, 줄넘기 등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 마당이 열렸고, 모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풍년 기원 길놀이 퍼레이드가 진행되었는데, 농악대, 탈춤단, 지게 행렬, 벼 바구니 장정단 등이 타악기 리듬에 맞춰 퍼레이드를 벌이며 관람객과 함께 풍요를 기원하는 공동체형 퍼포먼스를 펼쳤습니다.

      김제 지평선축제 체험기 - 논에서 만난 가을의 풍요

      농기계 체험 & 로컬 먹거리 장터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 코너는 농기계 탑승 체험이었습니다. 콤바인, 트랙터, 논갈이 기계를 실제로 보고, 운전석에 앉아볼 수 있는 체험이었고, 직접 클락션을 눌러보며 “진짜 트랙터 탄 것 같아!”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한편 먹거리 장터에는 김제 지역 농산물과 함께 전통 떡, 막걸리, 고구마 간식, 수수부꾸미논에서 수확한 작물로 만든 음식들이 가득했습니다.

      포토존 & 기념품 부스

      논 한가운데 설치된 지평선 전망대는 축제장의 포토 명소였습니다. 360도 탁 트인 전경과 함께 가족사진을 남기기 좋았고, 지평선 위로 석양이 물드는 시간에는 가장 긴 줄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기념품 부스에서는 짚공예품, 지평선 머그컵, 볍씨 키트, 벽골제 엽서농업을 주제로 한 실용적이고 귀여운 기념품이 판매 중이었습니다. 우리는 ‘지게 모양 연필꽂이’와 볍씨 화분 키트를 기념으로 구입했습니다.

      농사를 직접 체험하며 배운 하루

      김제 지평선축제는 단순한 볼거리 중심 축제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땀 흘리고 배우는 생생한 경험으로 가득한 시간입니다.

      논에 발을 들이며 농사의 소중함을 깨닫고, 쌀 한 톨에 담긴 노력과 자연의 순리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우리 가족은 자연에 대한 존중, 지역의 정서, 조상의 지혜를 체험했습니다.

      가을에 가족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김제 가볼만한 곳 중 이 축제를 꼭 추천드립니다. 지평선 아래 논길을 걷고, 흙을 만지고, 전통을 느끼는 하루. 그 시간은 평생 아이의 기억에 남을 따뜻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